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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구

코로나/ 존버냐 퇴사냐

나는 정형외과 수술실 간호사다.
첫번째로 다녔던 병원은 3년을 다니다가 그만뒀다.
첫 직장에선 사회초년생이어서 선생님들에게 항상 깍듯하게 대했다. 일이 대해서 뭐든지 하려고 노력했고 개인 생활 또한 즐기려고 했다. 뭐든지 오케이하는 것이 잘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으며, 구실을 만들어서 험담하는 족속들이 많은지 행동 하나하나에 딴지를 걸었다. 공정하게 퇴근을 일찍 하는 것도 질투를 유발했고, 예쁜 옷을 입고 와서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면 그 것 또한 질투를 유발했다. 나도 여자지만, 여자는 같이 지내기에 너무나도 피곤한 존재다. 남자들 하고 일하게 된다면 다른 피곤한 일이 생기겠지만 일단 내가 겪은 대다수의 여자들은 사소한 구실 하나를 잡아서 사람을 괴롭힌다. 그렇게 시달리다가 학교 졸업하듯 3년째에 퇴사했다.
그러고는 다짐했다. 다시는 예스걸이 되지 말아야지. 내가 늘 네네 하니까 만만하게 보였던 게 아닌가. 그게 첫 번째 직장에서 인간관계 실패요인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직을 하는데 몸이 안좋거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둘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나는 퇴사가 인간관계로 부터 도망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두번째 직장에 이직했을 때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한 것이 무색하게도...말을 하지 못했다. 나는 표현면에서는 0점이다. 불만이 쌓여도 말을 못하니 마음에 차곡차곡 화가 쌓이고, 일적으로도 부담이 늘어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시작했다. 내가 상사를 미워하니 상사도 나를 미워했다.
그렇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시간만 흐르자 온 몸이 출근을 거부했다. 몸이 자주 아프고 기운이 빠졌으며 표정도 우울해져갔다. 더욱 견디지 못하겠는 것은.. 병원을 나가면 모든 것을 잊고 웃어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는 거였다. 친구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내 마음이 지옥인 상태로 밝음을 꾸며내려는 노력이 고통스러웠다. 이중적인 내 모습이 싫었다.
일은 늘 최선을 다했으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늘 마지막에 가서 안좋게 끝이 난다. 서로 남이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아직도 나는 내 문제를 모르겠다. 나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 갈등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의 알을 깨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코로나 때문에 “존버냐, 퇴사냐”에 대한 댓글들을 읽어봤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존버쪽에 기울어 있는 듯 했다.
나는 온 몸이 퇴사를 원할 땐 퇴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출근 할 생각만 해도 속이 갑갑해져 온다면..일단 살고 봐야하니까. 그런데 삼년주기마다 갈등으로 그만두면 난 어떻게 살아야할지..퇴사 후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정했는데 그게 어려워서 티스토리에 넋두리를 쓰고 있다.

먼저 쉽게 직업적으로 접근한다면, 나에게 필요한건 어른들의 키자니아가 아닐까..전문인들로 구성된 사람들이 개개인의 신청을 받아서, 직접 실무를 체험하게 해 줄 수 있다면 새로운 직업선택 하는데 도움이 될까.

언제 다시 취질할 지 모르겠지만, 쉬는 동안 나를 위해서 직업들을 찾아보고 정리도 해보고. 책을 읽고 마음을 정리해보려고 한다.